보이저 1호·2호는 어디까지 갔을까? – 인류가 가장 멀리 보낸 탐사선의 역사와 현재 위치

보이저 1호와 2호는 1977년에 발사되어 태양계를 넘어 성간 공간까지 도달한 인류 최초의 탐사선이다. 두 탐사선은 목성·토성 탐사를 넘어, 해왕성과 천왕성까지 조사하며 태양계 외곽의 비밀을 밝혀냈다.

특히 보이저 1호는 인류가 만든 물체 중 가장 멀리 이동한 존재로, 2025년 현재도 지구에서 수십억 km 떨어진 성간 공간에서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보이저 프로젝트의 탄생 배경과 주요 탐사 성과, 성간 공간 진입 과정, 그리고 2025년 기준 두 탐사선의 최신 상황을 4개의 파트로 나누어 정리하고자 한다.


인류의 가장 긴 우주 여행: 보이저 1·2호가 남긴 기록과 현재 상황

요약

  1. 보이저 1·2호는 1977년 발사된 외행성 탐사용 탐사선이다.
  2. 보이저 1호는 타이탄 탐사 후 가장 빠르게 성간 공간으로 향했다.
  3. 보이저 2호는 인류가 유일하게 천왕성과 해왕성을 근접 탐사한 탐사선이다.
  4. 두 탐사선 모두 태양권의 경계인 헬리오포즈를 넘어 성간 공간에 도달했다.
  5. 2025년 기준 보이저 1호는 약 240억 km, 보이저 2호는 약 200억 km 거리를 이동 중이다.
  6. 두 탐사선 모두 여전히 지구와 교신하며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다.

PART 1. 보이저 프로젝트의 탄생 — 왜 두 탐사선이 필요했는가

보이저 프로젝트는 1970년대 NASA가 야심 차게 추진한 외우주 탐사 프로그램이다. 당시 태양계 외곽 행성들이 일정한 궤도 위치에 놓여 있어, 한 번의 발사로 여러 외행성을 연속 방문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형성되었다. 이 천문학적 정렬은 약 176년마다 한 번만 발생하기 때문에 NASA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두 대의 탐사선을 동시에 설계하고 발사했다.

보이저 탐사선은 단순한 행성 근접 촬영기를 넘어, 태양계의 대기, 자기장, 위성 지질 활동 등을 조사하는 이동형 실험실이었다. 두 탐사선은 비슷한 구조를 가지지만 임무 목적은 다소 달랐다. 보이저 1호는 타이탄 탐사에 중점을 두었고, 보이저 2호는 여러 외행성을 연속적으로 탐사하는 경로를 택했다.

보이저 프로젝트의 핵심 설계 요소

• 중력 도약(gravity assist)을 활용하여 속도를 증가
• 고이득 안테나를 통한 장거리 통신 체계 확보
• 방사성 동위원소 RTG를 이용한 장기 전력 공급
• 다중 카메라 및 분광기 탑재로 과학 데이터 수집

보이저는 초기 계획은 외행성 탐사가 중심이었지만, 과학자들은 조용히 더 큰 꿈을 품었다.

“태양계를 벗어나 우주 공간의 경계를 직접 측정하는 탐사선.”

이 작은 꿈은 시간이 지나 보이저가 실제로 성간 공간에 도달하면서 현실이 되었다.


PART 2. 보이저 1·2호의 외행성 탐사 — 태양계의 비밀을 푼 여정

보이저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태양계 외곽 행성들에 대한 최초의 근접 관측이다. 촬영된 이미지와 측정값은 이후 수십 년간 외행성 연구의 기초 자료가 되었다.

보이저 1호의 주요 성과

보이저 1호는 목성과 토성을 방문하며 놀라운 발견을 잇따라 내놓았다.

  • 목성 대적점의 구름 구조 상세 촬영
  • 목성 위성 이오(Io)의 화산 활동 최초 발견
  • 토성 고리의 복잡한 구조 관찰
  • 타이탄의 대기 성분 분석 및 지형 관찰

보이저 1호는 타이탄 탐사를 위해 더 높은 궤도로 이동했고, 이로 인해 천왕성과 해왕성 탐사는 할 수 없게 되었지만, 대신 태양계를 벗어나는 방향으로 빠르게 나아갈 수 있었다.

보이저 2호의 독보적 업적

보이저 2호는 인류가 유일하게 직접 근접한 두 외행성, 천왕성과 해왕성을 탐사했다.

  • 천왕성의 기울어진 자전축과 약한 대기 구조 확인
  • 해왕성의 ‘대흑점’ 촬영
  • 트리톤(Triton)의 질소 간헐천 발견
  • 외곽 위성들의 지질 구조 관찰

보이저 2호가 제공한 데이터는 천왕성과 해왕성을 이해하는 데 절대적인 자료이며, 아직까지 이를 능가하는 근접 탐사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의 상징적 이미지, Pale Blue Dot

Pale Blue Dot(창백한 푸른 점)

1990년 보이저 1호는 태양계 끝자락에서 지구를 뒤돌아보았다. 지구는 한 점보다 작은 파란 점으로 보였다. 이 사진은 ‘Pale Blue Dot(창백한 푸른 점)’이라 불리며, 인류가 우주 속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가 되었다.


PART 3. 성간 공간을 향한 전환 — 보이저는 어떻게 태양계를 벗어났는가

보이저가 태양계를 벗어났다는 말은 단순히 멀리 이동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과학적으로는 태양풍이 지배하던 영역을 벗어나, 외부 은하계 입자가 지배하는 공간으로 넘어섰다는 뜻이다. 이 경계를 헬리오포즈(heliopause)라고 한다.

보이저 1호의 성간 공간 진입

보이저 1호는 2012년 8월 헬리오포즈를 통과하며 성간 공간에 공식 진입했다. 이는 인류 역사에서 처음으로 태양권 밖의 환경을 직접 측정한 사건이다.

보이저 1호는 성간 우주의 플라즈마 밀도, 우주 방사선 증가, 태양풍 감소 등을 관측하며 태양계의 경계를 과학적으로 규정하는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했다.

보이저 2호의 성간 공간 진입

보이저 2호는 2018년 헬리오포즈를 통과하였다.
두 번째 성간 탐사선이었지만, 보이저 2호는 보이저 1호와 달리 플라스마 과학 장비(PLS)를 작동 중인 상태에서 경계를 통과하여 더욱 정밀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 두 관측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연구자들은 헬리오포즈의 두께와 형태, 성간 공간과 태양풍의 상호작용 방식을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PART 4. 보이저 1·2호의 최신 상태(2025년) — 지금도 우주를 항해하는 이유

보이저 1호 — 인류의 최장거리 탐사선

2025년 현재 보이저 1호는 태양으로부터 약 240억 km(160 AU 이상) 떨어져 있다. 속도는 초속 17km 이상이며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인공물이다.

– 통신 상태

2024년 데이터 포맷 오류 사건으로 신호 해석이 어려워졌지만 NASA가 복구에 성공하여 현재는 부분적으로 정상 데이터 수신이 가능하다.

– 과학 장비

전력 부족으로 대부분 장비가 종료되었지만, 플라즈마파 계측기(PWS) 등 일부 장비는 운영 중이다.

보이저 2호 — 안정적으로 임무 수행 중

보이저 2호는 현재 약 200억 km(133 AU 이상) 거리를 이동하고 있으며, 속도는 초속 약 15km이다. 2023년 교신 장애가 있었으나 NASA가 고출력 신호를 전송하여 성공적으로 교신을 회복하였다.

– 통신 상태

2025년 기준 두 보이저 중 가장 안정적인 교신 상태를 유지하는 탐사선이다.

– 과학 장비

보이저 1호보다 전력이 더 남아 있어 플라즈마 과학 장비(PLS), 자기계(MAG) 등 다양한 장비가 작동한다.

전력과 수명 전망

두 탐사선은 RTG 출력 감소로 인해 2030년 전후 대부분의 장비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통신 장치만 최소한으로라도 유지될 경우, 더 오랜 기간 신호 수신이 가능할 수도 있다.

결국 두 보이저는 언젠가 침묵하겠지만, 물리적으로는 성간 우주를 계속 이동하며 인류의 흔적을 우주에 남기는 존재로 남을 것이다.


마무리

보이저 1·2호는 단순한 탐사선을 넘어 인류가 우주로 보낸 가장 아름다운 질문이다.

“우리는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가?”

그 답은 지금도 성간 공간을 항해하며 지구로 돌아오는 미약한 신호 속에 있다. 보이저가 남긴 데이터와 유산은 앞으로 이어질 우주 탐사의 기반이 될 것이며, 이 글은 그 첫 번째 기록이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보이저가 어떻게 지구와 교신할 수 있는지, 그리고 DSN이 어떻게 성간 신호를 감지하는지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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