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바다를 끌어올린다 ― 뉴턴의 만유인력으로 본 밀물과 썰물의 원리

매일 반복되는 바다의 리듬, 밀물과 썰물은 단순히 바람이나 해류 때문이 아니다. 이 현상은 달과 태양의 중력, 그리고 지구의 자전이 함께 만들어낸 거대한 우주의 호흡이다.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통해, 달이 지구의 바다를 끌어당겨 바닷물이 주기적으로 오르내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보름달과 그믐날에 바닷물이 더 높아지는 이유, 하루 두 번씩 반복되는 바다의 움직임, 이 모든 것은 우주적인 중력의 춤으로 설명된다. 이번 글에서는 뉴턴의 시각으로 밀물과 썰물의 과학적 원리를 하나씩 풀어본다.


달, 태양, 지구 ― 세 천체가 만드는 바다의 리듬, 밀물과 썰물

요약

  1. 밀물과 썰물은 달과 태양의 중력이 바다에 불균형하게 작용해 생긴다.
  2. 달의 인력이 지구의 앞뒤 바다를 다르게 끌어당겨 두 개의 밀물 지대를 만든다.
  3.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 하루에 두 번 밀물, 두 번 썰물이 반복된다.
  4. 태양의 인력이 더해져 사리(큰 조수)조금(작은 조수)이 생긴다.
  5. 달의 위치, 지구의 회전, 해안의 지형이 조수 간만의 차이를 결정한다.
  6. 이 현상은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으로 가장 정확히 설명된다.

만유인력의 작용, 달이 바다를 끌어올린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은 이렇게 정의된다.

“모든 물체는 서로를 끌어당기며, 그 힘의 크기는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즉, 질량이 클수록 인력이 세고, 거리가 멀수록 약해지며, 이 단순한 법칙이 바다의 움직임을 지배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달은 지구보다 훨씬 작지만,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지구의 바닷물에 상당히 큰 인력을 가한다. 이 인력 때문에 달 쪽의 바다는 살짝 부풀어 오르며, 달 반대편의 바다도 조금 밀려 올라간다.

이것이 바로 조석력(tidal force) 이다. 즉, 달의 인력이 지구의 앞뒤에서 다르게 작용하면서
지구 전체의 바닷물이 미세하게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이다.

  • 달에 가까운 쪽: 인력이 강하여 달 방향으로 바닷물이 끌려 올라감.
  • 달과 반대쪽: 인력이 약해 상대적으로 밀려 올라감.

이렇게 지구에는 항상 두 개의 밀물 지대가 존재하고, 다른 지역은 자연스럽게 썰물 지대가 된다. 지구의 바다는 마치 달의 중력에 실처럼 연결된 듯, 그 방향을 따라 미세하게 변형되고 있는 셈이다.


하루 두 번 반복되는 바다의 리듬

지구가 자전하면서 바다는 달의 중력에 끌리는 두 지점을 차례로 지나가고, 지구의 한 지점에서는 하루 동안 두 번의 밀물과 두 번의 썰물이 일어난다.

하루 한 바퀴(24시간)를 도는 동안 달은 조금씩 이동하므로, 조석 주기는 정확히 12시간이 아니라 12시간 25분이다. 이 때문에 다음날의 밀물·썰물 시간은 매일 약 50분씩 늦춰진다.

조석은 단순히 바닷물이 오르내리는 현상을 넘어, 지구의 회전 운동과 달의 공전이 만들어내는 복잡한 역학적 결과다. 이 주기적인 조석은 지구-달 시스템의 에너지를 소모시키며, 아주 천천히지만 지구의 자전 속도를 늦추고, 달의 공전 거리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 지구의 하루는 매년 약 0.002초씩 길어지고 있다.
  • 달은 매년 약 3.8cm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

즉, 밀물과 썰물은 단순한 바닷물의 흐름이 아니라 지구와 달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낸 에너지 교환 과정이기도 하다.


사리와 조금, 태양의 인력과 조수의 크기

달이 조석의 주된 원인이지만, 태양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태양은 달보다 390배나 멀리 있지만, 질량이 워낙 커서 지구의 바다에도 약 45% 수준의 조석력을 미친다.

따라서 달과 태양의 위치가 어떻게 배열되느냐에 따라 바닷물의 오르내림은 크게 달라진다.

  • 사리 (spring tide): 달과 태양이 한 줄로 나란히 있을 때
    → 두 중력이 합쳐져 바다가 더 크게 요동친다.
    → 밀물은 더 높고 썰물은 더 낮아 조수 차가 최대가 된다.
    → 주로 보름(만월)그믐(합삭) 무렵 발생한다.
  • 조금 (neap tide)
    달과 태양이 직각으로 있을 때
    → 인력이 서로 일부 상쇄되어 조수 차가 작아진다.
    → 주로 상현달하현달 무렵에 나타난다.

이러한 달의 주기적인 변화가 바다의 조수 간만의 패턴을 매달 일정하게 만들어준다. 즉, 바다의 리듬은 곧 달의 리듬인 셈이다.


바다의 차이는 왜 지역마다 다를까?

모든 지역에서 조수의 크기가 같은 것은 아니다. 달과 태양의 인력은 지구 전체에 작용하지만, 그 효과는 지형과 해저의 구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 지역처럼 바다가 좁게 들어온 곳은 물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해 조수 차가 커진다.
  • 대양의 중앙부처럼 깊고 넓은 지역은 물의 이동이 완만해 조수 차가 작다.
  • 해저 지형, 해안선의 굴곡, 수심, 바람 등도 실제 조석 높이에 영향을 준다.

대표적인 예로,
캐나다의 펀디만(Bay of Fundy)은 세계에서 조수 차가 가장 큰 곳으로, 최대 16미터 이상 오르내린다. 우리나라의 서해안 역시 조수 간만의 차가 크기로 유명하며, 하루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처럼 지구의 바다는 달의 인력이라는 동일한 원리 아래에서도 지역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무리 ― 바다는 중력의 춤을 춘다

밀물과 썰물은 단순한 바닷물의 움직임이 아니라, 지구·달·태양 세 천체가 서로의 중력에 반응하며
주기적으로 호흡하는 우주의 리듬이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은 이 복잡한 현상을 하나의 단순한 수식으로 통합해냈다. 그의 통찰 덕분에 우리는 달이 하늘에서 바다를 끌어올리고, 태양이 그 리듬을 조율하는 모습을 이해하게 되었다.

바다는 달의 손짓에 따라 춤추고, 인류는 그 중력의 리듬 위에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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